[특별연재-5호] 일저 조성호의 『기천수련보감』기천 몸짓을 넘어 단법과 심법까지 참된 수련으로 안내하는 안내서Ⅱ. 기천의 정의
기천 수련법을 바르게 이해하고 깊이 수련해 보면, 기천은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정통 선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선도란 “생명을 보듬어 가꾸고 살리는 법”을 말한다. 궁극에는 본성을 깨달아 신성을 드러내 밝히는 인간 완성법이다.
기천 수련은 몸을 바탕으로 시작한다. 기맥을 열고 근골을 강화하여 공력을 키우는 기공과 무술로 이어지는 몸짓이 바탕을 이룬다. 기천 몸짓의 건강 원리는 황제내경이나 동의보감 같은 동양 의학의 건강 이치를 그대로 담고 있다. 이토록 기천은 몸에 생명을 살리는 수련을 기본으로 삼는다. 그다음 공(功)을 쌓고 마음을 닦아 근본을 밝히는 깨달음의 법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기천은 생명을 보듬어 살리고 펼치는 한민족 고유의 선도 수련법이다.
여기에 삶을 펼치는 창조의 원리와 본성을 밝히는 깨달음의 원리를 모두 담고 있다. 또 내 안의 생명을 어디까지 깨닫고 자신을 어떻게 세우는가가 바로 선도 품계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천 품계는 아래로부터 행인⇒공인⇒정인⇒법인⇒도인⇒진인⇒상인의 단계로 올라가며, 총 7단계로 전해진다. 이 품계가 바로 근본을 어디까지 알고 자신을 어떻게 설정하는지를 의미한다. 기천 수련 품계는 이토록 선도 품계에 완전하게 부합된다. 기천 수련 품계의 자세한 의미는 아래에서 다시 설명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기천에 대한 기본적 개념부터 알아보자.
기천이 전래된 길을 보면 기천에서 생명의 본성을 깨달은 이는 사제의 인연을 찾아 생활 속에서 몸으로 체득시키는 도제식 수련 지도법으로 제자를 가르쳐 왔다. 여기에는 말이나 글의 거추장스러운 군더더기가 필요치 않다. 오로지 행하고 느끼고 깨닫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러기에 기천 조사들은 “행하되 흔적을 남기지 말라(행이무적-行而無跡)”고 했다. 기천처럼 철저히 몸으로 체득하는 수행법에는 어떤 흔적도 남을 수가 없다. 오로지 행 속에 생명을 살리고 깨닫는 실질적인 수행의 법도만 인맥을 통해 전해질 뿐이다.
이렇게 기천은 내 안에 생명을 살리고 신성을 밝혀 자신의 존재성을 확립하는 수련법으로써 몸으로 전해진 우리 민족 고유의 선도법이다. 그러기에 기천을 문헌이나 역사적 사료를 통해 찾고자 하면 근거를 찾을 길이 없다. 기천은 오로지 몸을 통해 수련한 만큼 이해하고 깨어날 수 있는 참 수련법일 뿐이다.
기천은 근본을 밝히는 깨달음의 수행법이지만, 근원으로부터 삶을 펼치는 창조의 법이 먼저 펼쳐진다. 그래서 사람들은 창조의 끝에 드러나는 무술, 활명, 기공, 단학 등을 보고 그것이 곧 기천이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기천은 깨달음과 창조의 법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먼저 창조 원리가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보자. 하나에서 음양 작용으로 만물 만상이 생기는 우주 변화의 이치가 바로 주역을 바탕으로 한 동양 사상의 뿌리이다. 여기서 하나란 무극(無極)을 말하며, 둘은 태극(太極)을 의미한다. 무극에서 태극이 작용하면 음양의 기운이 오행으로 움직여 무궁무진한 우주 변화와 조화로써 만물 만상이 나오고 들어간다. 여기에 내가 있다.
이런 이치를 내 안으로 끌어들여 생각하면 삶이 만들어지는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순수 생명으로[무극]부터 마음[태극]이 생기면 마음은 개인의 유불리에 따라 관심이 쏠린다. 그것이 자신에게 좋은 것[양]이거나 나쁜 것[음]일 때 강력한 주의력이 생긴다. 자신에게 좋은 것은 그것을 바라는 마음에서 관심을 끌고, 나쁜 것이라면 그것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마음이 주의를 끈다. 이것이 마음의 음양 작용이다.
유불리에 따른 민감한 마음은 감정이 실려 더욱 강하게 주의를 끌어들인다. 마음에 음양 작용이 활성화되는 것이다. 어떤 이유이든 한 생각에 주의[마음]가 집중되면 그에 맞는 현실을 만든다. 자신이 원하는 상황이든 원치 않는 상황이든 자신의 삶은 모두 이렇게 자신이 만들게 된다. 삶에 나타나는 복잡한 상황은 모두 이런 원리에 의해 만들어진다.
기천 수련법에는 음양의 원리를 그대로 몸으로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 수많은 수법이 만들어진다. 내가신장은 기천 수련의 기본법이며 중심이 되는 자세이다. 내가신장은 내면을 통해 깨달음으로 향하는 시작이며, 수많은 기천 몸짓을 만들어 내는 창조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내가신장에서 반장(攀掌)을 시작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기천 몸짓은 무술, 예술, 기공, 활명 등 다양한 술기로 펼쳐진다.
내가신장[무극]으로부터 반장[태극]이 나오고 여기서부터 모든 기천 수가 펼쳐지는 것은 창조의 흐름이다. 기천의 모든 행법(行法)은 반장으로부터 시작된다. 반장은 태극[음양]의 몸짓으로써 여러 가지 기천 술기를 펼쳐내는 시작이다. 다양한 기천 몸짓은 이렇게 만들어진다. 이것은 창조의 원리요, 순리의 길이다. 행인, 공인, 정인 과정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이것만 보면 기천은 무술이요, 단학이며, 활명법이고, 건강법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여러 가지 기천 수련법에 대해서는 다음 장에서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교육복지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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