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23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7/16 [09:47]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23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7/16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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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이 길수록 내공은 깊어진다
심연내공深淵內功


반전을 위해 몸부림쳤지만, 유비의 몸부림은 허무하게 끝나버리고 말았다. 또다시 조조에게 패배하여 오갈 데가 없어진 몸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어지는 실패와 굴욕이라는 깊은 못에 잠길수록 유비의 뜻과 포부는 더욱 깊고 단단해졌다.

유비는 다시 찾은 서주성에서 조조 암살을 시도한 어의 길평과 거사를 도모한 동승 국구가 발각되어 조조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또한 회임 중에 있던 동귀비가 목이 졸려 죽었다는 이야기도. 그럴수록 유비는 조조를 제거하고 한나라를 다시 일으켜야 한다는 각오를 굳세게 했다.
"뭐라? 조조가 직접 20만 대군을 이끌고 서주로 오고 있다고?"
드디어 유비가 우려하던 상황이 발생했다. 조조가 땅을 되찾으러 서주로 달려와 소패 부근에 진채를 세웠다. 유비 혼자의 힘으로는 막강한 철기병인 조조의 대군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유비는 하는 수없이 조조와 판세 다툼을 하는 원소에게 사람을 보냈다.
"조조가 직접 대군을 이끌고 서주로 왔으니 유황숙이 조조군과 결전을 하는 동안 조조의 본거지인 허도를 공략해 주십시오. 조조가 없으니 허도를 쉽게 얻을 수 있을 것이고 허도가 공격당하는 것을 알게 되면 조조도 급히 군대를 돌리 것입니다."
그러나 원소는 유비가 보낸 사람의 말을 듣지 않고 조조의 허도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지 않았다. 마침 원소의 아들이 병에 걸려 정신이 없던 탓이었다.
"원소의 명성은 모두 헛된 것이었구나. 허도를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건만… 어린아이의 잔병치레 때문에 대사를 그르치는가?
결국 유비는 누구의 도움도 기대하지 않고 조조와 결전을 치르기 위해 전략을 세웠다.
"조조군은 먼 길을 와서 지쳐 있을 테니 쉴 틈을 주지 않고 차라리 선제공격을 하자. 야밤에 기습공격을 하는 것이다. 관우는 하비성에서 절대로 밖으로 나오지 말고 성을 굳게 지켜라. 장비는 나와 함께 두 갈래로 나누어 조조의 진채를 공격한다!"
이제 겨우 서주를 기반으로 다시 일어설 힘을 기리고 있던 유비는 두 번 다시 근거지를 잃을 수 없다는 결연한 각오를 하고 야습을 감행했다. 유비는 한밤중에 어둠을 틈타 조조의 진채 가까이에 접근했다. 조조군은 지쳐 있어서인지 방비가 허술해 보였다. 유비는 장수들에게 말했다.
"저기 보이느냐? 진채 안 조조 막사를 향해 돌격해야 한다. 조조만 죽이면 모든 일은 성공이다!"
"옛!"
숨을 죽이고 기회를 엿보던 유비가 드디어 출격 명령을 내리자 유비의 장수와 군사들이 조조의 진채를 향해 돌격했다. 말발굽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는 듯했다. 장비도 군사들을 이끌고 달려왔다. 그러나 진채 안은 비어 있었다.
"주공, 진채가 비어 있습니다!"
유비는 깜짝 놀라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때였다. 진채 밖 둘레에 매복해 있던 조조의 장수와 군사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달려들었다. 유비와 장비 군사들은 독 안에 든 쥐처럼 조조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자 우왕좌왕하며 혼란에 빠졌다.
"배신자 유비를 잡아라!"
"승상의 은혜를 저버린 유비를 잡아라!"
조조의 장수들이 유비에게 달려들었다. 유비는 함성을 지르며 퇴로를 뚫고 정신없이 진채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미 소패성은 조조 군의 손에 떨어져 있었다. 조조는 유비의 야습에 대비하여 진채 안은 비워 놓고 둘레에 군사를 매복시켜 놓는 한편, 유비가 없는 사이 소패를 함락해 버린 것이다.
"남은 군사는 얼마나 되느냐?"
"태반이 죽고 또 투항하기도 했습니다."
유비를 따르는 장수는 보이지 않았고 몇 안 되는 병사들만 뒤에 있었다.
"소패가 함락되었으니 서주로 가야겠다."
그러나 서주로 갈 수도 없었다. 서주로 가는 방향의 산과 들에는 이미 조조의 군사들로 뒤덮여 있었다. 유비는 서주로도, 소패로도 가지 못한 채 울부짖었다.
"왜, 나는 안 된단 말입니까? 간사한 무리가 모든 것을 가진 이 더러운 세상, 왜 나는 안 된다는 말입니까? 왜!"
유비는 울분에 치를 떨었지만 도와주는 사람은 없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이번에는 원소를 향해 말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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