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88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23/10/17 [13:28]

[특별연재-88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23/10/17 [13:28]

 우리의 결혼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던 처가의 가족들은 우리가 결혼한 다음 한 분씩 병이 들어 우리 집에 오셔서 치료를 받았다. 장모님과 장인 어른은 물론, 형제 자매들이 모두 나에게 치료받았다. 그러므로 나에 대한 인식도 많이 변했고 지금은 몹시 부러워하는 가정이 되었다. 그때 아내의 결혼 결정이 잘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내는 오늘까지 남편의 말이라면 무조건 순종하고 섬기며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은 가끔 반기를 든다. 아내의 애교라 느끼며 한편으로 나이를 먹었으니 아내의 기를 살려 줘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어느 날 아들이 큰누나가 변호사로 활동 중인 캐나다로 여행하면 어떠시냐고 물었다. 그래서 “엄마한테 여쭤 봐. 나는 내 맘대로 결정 못해, 엄마가 결정해야 돼!” 했더니 아들이 하는 말,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셨어요? 많이 변하셨네!” 하는 것이다. “나도 나이 먹었으니 엄마에게 지는 연습 해야 돼!”라고 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다.


“너도 결혼하면 아내를 이겨 먹으려 말고 아내에게 지는 연습을 해라. 지는 자가 이기는 자다.”


우리의 조상들은 좋지 못한 습관이 있었다. ‘남존여비’ 또 ‘여필종부’ 하는 말을 생활 신조로 지켜 왔으니 말이다. 남녀는 인격적으로 동일하다. 질서를 세워 가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아내는 칭찬할 점이 많다. 특히 부족한 남편이지만 항상 설교에 은혜 받고 있는 면이 감사하다. 다른 목사님들 설교는 아무리 많이 들어 봐도 남편 설교만 못하다는 것이다. 만일 남편이 먼저 죽으면 나는 어디 가서 은혜 받고 사느냐고 걱정이다. 이것도 하나님이 나를 무척이나 사랑하시는 증거이다.


대개의 교역자 사모는 남편으로부터 은혜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물론 다는 아니다. 남편에게 은혜 받고 만족하는 사모도 많다. 그러나 가시 노릇 하는 사모도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설교를 평가, 비판, 가르치는 사모도 있는 것 같다. 내가 목회를 이만큼 하는 것도 아내의 도움이 참으로 크다고 인정한다.


개척 당시의 일이었다. 어느 주일날 웬일인지 결석자가 많았다. 나는 조금 맥이 빠져 있는데 아내가 말했다.
“여보! 아무도 안 나와도 나 한 사람만 은혜 받으면 되지 않아요? 그러면 되는 거예요!”

 

나는 그때 그 말에 큰 위로를 받았고, 종종 그 말을 되새긴다. 그렇다. 한 사람이 중요하다. ‘혹시 다 떠나도 아내 한 사람은 남겠구나’ 하고 힘을 얻은 적이 있다. 이것이 큰 내조다. 내가 상심해 있을 때에 나무라고 꾸짖고 비판하고 무시했다면 나는 더 낙심했을 것이다.


목회자에게는 정말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내가 자신의 자리에 있어 주는 것만도 돕는 것이다. 그 다음 목사는 하나님이 들어 쓰시는 것이니 목회는 되는 것이다. 사모가 나서는 교회치고 잘 발전하는 교회가 적다. 목회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므로 목회자는 하나님이 하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어쨌든 나는 아내에게 감사할 뿐이다. 지금도 교회를 이끌어 가는 면에 있어서 아내는 거의 개입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나를 돕는 면에 주력한다. 설교 준비에도 아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요한 자료를 읽어 주는 등 뒷일을 한다.


요즘은 컴퓨터가 나와서 아내의 일을 많이 덜어 주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하기 전에는 정말 아내의 수고가 많았다. 여러 자료를 책을 통하여 읽어 줘야 하니 살림하랴, 남편 돌보랴, 자녀 양육하랴 정말 바쁘게 살아 왔다. 컴퓨터를 시각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하나님의 크신 은총이다. 공과도 친히 작성하고 여러 자료들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으니 말이다. 이제는 시간만 투자하면 얼마든지 연구할 수 있다. 감사한 일이다.


결혼 후 대전에 정착하여 대광교회에 출석하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다. 새벽예배는 없었으나 각기 많은 성도들이 나와 기도했다. 나도 매일 새벽기도에 나가 2시간 가까이 기도했다. 대광교회에 출석하고 얼마 후에 대광교회 전도사로 임명받아 중·고등부 학생들을 지도했고 목사님이 출타 중이면 설교를 도맡아 했다. 그리고 대전신학교에서 약 10여 년 간 성경을 강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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