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연재-89호] 손용헌 목사의 『네가 왜 거기 있느냐』
손용헌 목사의 신앙간증집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23/10/24 [18:04]
3) 단독 목회
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로 있으면서 열심히 교회를 섬겼다. 단독 목회에 마음은 있었으나 시작하지는 못했다. 시력이 없었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지 못했다. 내가 목회를 하고 싶어하는 것을 알고 하루는 목사님이 나를 부르시더니 청주에 가서 개척을 해보라 권유하셨다. 당시 대광교회 신자들 중에 청주로 이사한 사람들이 여러 가정 있다는 말씀이셨다.
청주로 가서 개척할 각오로 집을 팔고 준비를 했으나 다시금 자신감도 없어지고 가고 싶은 생각도 없어졌다. 그래서 모든 것을 중단하고 다시 집을 사 들이고 이전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계속했다. 청주에는 나 대신 최 전도사님이 가셨고, 나는 주일날 설교로 돕기로 했다. 신광교회라는 이름으로 개척을 했고, 나는 매주 주일날 설교로 지원했다. 내가 개척을 하려다가 포기한 곳에 개척 교회가 시작되어 설교로 돕게 되니 목회를 포기한 나에게 약간의 위로가 되었다.
설교로 지원하던 어느 여름 주일이었다. 무더위에 아내가 어린 아들을 업고 청주까지 갈 생각을 하니, 피곤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아내에게 이번 주는 쉬는 것이 좋겠다고 하며, 목사님께서 전화하시면 오늘은 가지 못하겠다고 말씀드리라고 나는 전화를 받지 않으려고 황급히 현관문을 지나 화단 옆에 있는 화장실로 가려는데, 그만 급하게 가는 바람에 화단의 큰 정원석에 발가락을 부딪혔다. 슬리퍼를 신고 급히 가다가 바위에 부딪혔으니 어찌나 아프던지, 나도 모르게 바닥에 주저앉아 기도를 했다.
“오 주여! 하나님 아버지 잘못했습니다. 오늘 청주에 가겠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황급히 기도가 나왔다. 한참을 아픈 발가락을 붙잡고 기도하며 통증이 멈추기를 기다렸다. 회개를 하고 발가락을 만져 보니 엄지발가락 발톱이 완전히 망가져 빠져 버렸다. 대단한 통증이었다. 그러나 감사했다. 피곤하다고 핑계 대고 주의 명령을 거부하는 내게 하나님이 간섭하시고 사랑하사 징계로 주의 일에 동참하게 하셨으니,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었다.
통증이 머물러 있는 발가락으로 절름대며 청주로 향했다. 걸을 때마다 통증이 있었으나 즐거운 마음으로 설교를 마치고 돌아왔다. 다른 날보다 더욱 힘차게 설교했고 감동도 컸다. 때로는 감동으로, 때로는 징계로 바른 길로 인도하시니 이는 하나님이 나를 특별히 사랑하심이 아닌가!
“주께서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하시고 그의 받으시는 아들마다 채찍질하심이니라 하였으니 너희가 참음은 징계를 받기 위함이라 하나님이 아들과 같이 너희를 대우하시나니 어찌 아비가 징계하지 않는 아들이 있으리요”(히 1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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