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5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기사입력 2019/06/14 [16:05]

[박은몽 작가 특별연재-15호] 「유비의 심장에 조조의 열정을 더하라」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삼국지

박한진 발행인 | 입력 : 2019/06/14 [16:05]

 치열하게 밀어붙이는
사람이 먼저 성공한다


비록 조조가 황제를 쥐락펴락하며 한나라 조정의 실권을 쥐고 있었지만 원소의 세력은 조조보다 훨씬 컸다. 원소는 기주, 병주, 청주, 유주 등 네 개 주를 이미 차지하고 있었고 그 지역에서 나는 막대한 군량과 물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병력의 규모도 어마어마했다. 원소의 병력은 조조의 10배에 달했다.
원소는 조조가 더 크기 전에 세력을 꺾기를 원했고 또 제왕의 야심이 있었기에 조조의 본거지이자 황제가 있는 허도를 공격해 왔다. 환관의 자손으로 세상의 탁류라 여겨지던 조조, 사세삼공 명문거족의 자제로 세상의 청류라 불리던 원소의 결전.
조조는 수적으로 열세였지만 피하지 않았다.
"원소의 명성은 허명일 뿐이다. 우리 군사 1명이 원소군 10명만 죽이면 된다! 이길 수 있다!"
부하들을 독려하며 결전을 벌였다. 처음에는 원소의 대군을 감당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악착같이 버티는 힘이 조조에게 있었다. 마침내 원소의 군량 창고가 있는 지점을 알아내어 기습을 단행함으로써 전쟁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원소는 피를 토하며 결국 죽었고 원소의 모든 땅이 조조의 손에 들어왔다. 각지의 제후들은 조조의 힘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며 이렇게 말했다.
"조조군이 그렇게 강한가! 조조가 그렇게 대단하단 말인가?"
대 원소를 꺾은 조조는 명실상부한 천하의 반을 차지한 최강자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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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는 활용하고 귀하게 대우하라
인재사모人材思慕


조조는 각 지역을 차지할 때마다 그 지역의 인재를 취하는 것을 큰 기쁨으로 여겼다. 인재를 발견하면 맨발로 달려나갈 정도로 원초적인 애정 표현도 서슴지 않았다. 그런 조조에게 유비의 관우는 정말로 탐이 나는 꼭 갖고 싶은 인재 중의 인재였다.

천하를 향한 야망의 기치를 올린 이래 조조는 여포를 죽이고 원술을 제거한 후 유비에게서 다시 서주를 빼앗아 차지하는 데 성공했다. 비록 유비가 아직 건재하고 있었지만, 그 세력은 미미하기 이를 데 없었으므로 조조는 다음 목표를 원소로 정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원소가 가장 큰 산이었다. 조조의 세력이 커질수록 원소와의 결전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었다.
"원소는 지금 기주, 병주, 청주, 유주를 가지고 북방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원소의 군대는 지금 나의 군대보다 몇 배나 많은 규모이다. 원소를 꺾지 못한다면 더 큰물로는 나갈 수 없으리라!"
조조는 진작부터 책사들과 원소와의 결전에 대한 계책을 논의한 바 있었다. 원소의 세력이 워낙 컸기 때문에 반대하는 책사들도 있었다.
"아직은 우리의 세력이 원소를 넘어서지 못하니 좀 더 힘을 기른 후에 해야 합니다."
하지만 원소의 결전 감행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었다. 바로 조조가 가장 아끼는 책사인 순욱과 곽가였다.
"원소는 의심이 많아 가족들만 중용합니다. 하지만 승상께서는 재주에 따라 신분을 가리지 않고 중용하시니 사람을 부리는 데서부터 승상의 승리입니다. 또한 원소는 우유부단하여 기회를 놓치고 결전을 미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승상께서는 용병과 병법에 출중하시니 이미 이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조조는 고개를 끄덕이며 각오를 다졌다.
마침내 원소가 먼저 대군을 이끌고 허도를 공격해 오자 조조 역시 급히 군사를 이끌고 출정하여 백마 지역에 진을 쳤다. 원소의 대군이 자못 기세가 높았고 특히 선봉장인 '안량'이 출중했다. 조조는 먼저 송헌을 내보기로 했다.
"송헌, 그대는 여포의 맹장이었다 하던데 안량과 붙어 보아라!"
"예, 승상. 그동안 저를 거둬주신 은혜를 갚을 길이 없었는데 오늘 그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러나 호기 있게 출정한 송헌은 안량에게 단칼에 떨어졌다.
다음 송헌과 연고가 있던 위속이 출정했으나 역시 안량에게 목이 떨어졌다. 그다음 조조가 아끼는 장수인 서황이 출정했으나 서황 역시 오래 버티지 못하고 쫓겨 들어왔다. 조조는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그때 조조의 책사 중 하나인 정욱이 나섰다.
"승상, 안량과 문추의 무예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지금 안량을 꺾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사람뿐입니다…."
"그게 누구요?"
"바로 관우입니다."
조조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안돼! 관우에게 공을 세울 기회를 준다면 그가 언제든지 나를 떠날 빌미를 주는 것일세. 마음의 빚을 계속 남겨 두어야 해."
서주에서 관우를 취한 이후 조조는 관우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온갖 정성을 들였다. 호화로운 저택을 내렸고 여인들을 붙여 주었고 재물을 보내 보았다. 하지만 그 모든 하사품을 관우는 하나도 취하지 않고 모조리 유비의 두 처에게 갖다 바쳤다. 오직 관우가 기쁘게 받은 선물은 단 하나, 적토마였다. 조조가 여포를 죽인 후 취한 적토마는 하루에 천 리를 달린다는 준마로 세상에 이름이 높은 말이었다. 관우가 적토마를 기뻐하자 조조가 물었다.
"어떤 진귀한 선물에도 기뻐하지 않더니 말 한 마리에 그토록 기뻐하는가?"
"감사합니다. 승상께서 이리 빠른 귀한 말을 주셨으니 이제 언제고 유비 형님이 살아계신 것만 알게 되면 한달음에 달려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조의 실망감은 컸다. 관우의 마음은 조금도 조조에게 기울지 않았고 오매불망 유비를 찾아갈 생각만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충신이었기에 조조는 더 탐이 났고 오래 붙들고 있기 원했다. 그런 관우에게 안량의 목을 베어 공을 세울 기회를 준다는 것은 조심스러운 일이었다. 정욱이 조조를 설득했다.
"승상, 관우가 그동안 보인 행동을 보면 그는 유비만 찾으면 언제든지 떠날 위인입니다. 차라리 역이용하십시오. 지금 유비가 살아 있다면 분명히 원소에게 투항했을 겁니다. 그렇다면 관우가 안량과 문추를 죽여 준다면 쉽게 흥분하고 의심이 많은 원소가 유비에게 그 죄를 묻고 유비를 죽이려 들 겁니다. 유비가 죽는다면 관우가 어디로 가겠습니다. 관우는 승상의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음…."
결국 조조는 급히 사람을 보내 허도에 남아 있던 관우를 백마로 불렀다.조조에 대한 빚을 갚을 기회를 잡은 관우는 한달음에 달려왔다. 그리고 도착하자마자 바로 적진을 향해 달려갔다. 원소의 병사들이 웅성거렸다.
"저 대춧빛 얼굴에 긴 수염을 단 장수가 누구냐? 죽음의 사자 같구나!"
안량이 관우를 제대로 알아보기도 전에 관우의 적토마가 안량의 바로 앞에 당도했다. 그리고 '쑤걱' 하고 안량의 목이 날아가 버렸다.
"와와!"
조조군의 기세가 올랐다. 안량의 군사들은 흩어졌고 조조는 비로소 대승을 거두었다. 원소의 장수 중 문추가 또 공격해 왔지만 조조의 계책에 빠져 도망가게 되었다. 정신없이 도망가는 문추를 조조의 장수 서황이 쫓았으나 문추는 서황을 제지하며 계속해서 도망쳤다. 그런 문추를 관우의 적토마가 금세 따라잡았다.
"안량의 목을 벤 장수가 아닌가!"
관우가 문추의 앞에 서자마자 문추의 목이 말 아래로 나뒹굴었다. 조조는 경쟁자 유비의 사람인 관우를 이용해서 원소의 핵심 장수인 안량과 문추를 제거하고 원소와의 결전에서 승리를 거두고 함께 허도로 돌아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우는 유비가 원소 진영에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관우는 한시도 지체하지 않고 유비에게 가기 위해 조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자 했으나 관우의 속내를 알아차린 조조는 병을 핑계로 만나주지 않으면서 시간을 끌었다. 관우는 결국 인사를 포기하고 유비의 두 부인과 함께 길을 떠났다. 조조가 뒤늦게 관우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고자 달려 나왔다. 관우의 의심을 살까 봐 장수들을 뒤로 물리고 병기를 가지고 있지 못하게 했다. 그리고 관우에게 마지막 선물로 황금을 내밀었으나 관우는 받지 않았다.
"내가 복이 없어 관공과 같은 천하의 맹장을 붙잡지 못했으니 한스럽소. 황금이 싫다면 금포(錦袍) 한 벌만은 받아 주시오.”
관우는 말에서 내리지도 않은 채 청풍언월도를 내밀었다. 조조의 부하는 관우의 청풍언월도에 금포자락을 얹어 줄 수밖에 없었다.
관우가 조조의 만류를 뿌리치고 조조를 떠나갔지만 조조는 관우에게 들인 정을 거두지 않고 마지막까지 예를 다했다. 그것은 조조가 인재를 대하는 철학이었다. 비록 적장이라도 해도 말이다.
조조는 자기가 얻고 싶었던 관우를 떠나보냈지만 관우를 활용해 원소에게 일단 타격을 입힐 수 있었고, 다시 본격적인 결전의 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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